100가지 취미를 수집하는 남자 – 하메식당 1화

하메식당: WE ALL HAVE A STORY TO TELL
행복의 순간을 만드는 사람들, 하우투메리 멤버 한 사람을 위해 열리는 식당입니다. 매주 목요일 하루, 저녁 7-9시의 식사만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준비한 음식과 피플 다큐멘터리, 하메식당을 시작합니다.

하메식당 1화. 풍기 크레마 리조또와 개발자, 안혁준

8월 초 정도였을까. 하우투메리의 대표, 상돈님을 만났다. 차나 한잔 하려고 나간 자리였는데 그는 어딘가 비장해 보이는 눈으로 인사를 건넸다.

역시나. 이것저것 안부를 묻다 갑자기 한 가지 제안할 게 있다며 운을 떼셨다.

데이나님 글을 봤어요. 그래서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하우투메리 멤버들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주실 수 있을까요? 식사하면서 멤버 한 분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어때요? 어떤 기획도 좋아요. 물론 모든 비용은 회사가 지원하니까 걱정 마시고요.

돌아와 생각해보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시간이라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 사람과 음식.

마치 취향을 들킨 느낌이라 부끄러웠다. 물론 당장 하고 싶다는 생각을 나 자신에게도 숨길 수가 없었다. 

‘저녁에 영업하지 않는 작은 가게를 빌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면 좋겠다. 오시는 분이 원하는 메뉴를 만들어드려야지. 물론 먹을 때 행복한 요리가 무엇인지 꼭 물을 거야. 2시간 정도면 충분하겠지? 어떤 분들이 나오시려나.’

이미 내 머릿속엔 두 사람의 공간과 시간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만 원하는 거라면?

“그런데 하시려는 분이 있을까요?” 

마치 카톡 같은 메일 답장이 왔다. 기다렸다는 듯 적혀있는 네 분의 이름과 연락처.

그리고 약속한 목요일,  매주 2시간만 여는 ‘하메식당’의 첫 번째 날.

첫 손님을 맞은 나는 만난 지 10분 만에 그가 왜 1번 타자인지 알 수 있었다.

“살면서 특이한 사람으로 안 꼽힌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는 풍기 크레마 리조또를 주문했다.


여기 리조또 나왔습니다. 좀 기다리셨죠?

아니에요. 저도 정신없이 일 마무리하고 숨 좀 돌렸습니다.

 

저도 이제 앉으려고요. 드디어 만났군요. 혁준 님. 자기소개 좀 부탁드려요.

네. 저는 안혁준이고요. iOS 개발자예요. 올해로 8년째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하고 있네요. 하우투메리에 합류한지는 2년 약간 넘었습니다.

 

꽤 오래되셨군요.

저도 몰랐는데 들어온 지 오래된 사람 순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고 있더라고요. 하하

 

관계없는 질문이지만… 리조또 맛은 어떠세요? ㅎㅎ

네네. 제안해주셔서 골랐는데 정말 맛있네요.

# 아이폰3GS는 iOS 개발자를 ‘한 명 더’ 탄생시켰다.

 

그럼 원래 계속 개발을 해오셨어요?

원래 대학교 학과는 전자 쪽이었는데 프로그래밍을 주로 하긴 했었어요. 지금 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아니었고요. 임베디드라고, 쉽게 얘기하자면 로봇 쪽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거라고 보시면 되어요. 어릴 때부터 물리적인 기계 만지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4학년 때쯤인가? 졸업 프로젝트하는 중에 아이폰이라는 게 처음 나온 거예요. 네. 아이폰 3gs. 그거요.

 

시대를 바꿨던 그 폰이 혁준 님의 인생도 바꿨나 보군요.ㅎㅎ

처음에 스타 워크(Star Walk)라는 앱을 알게 됐어요. 그게 정말 쇼킹했거든요. 그 앱을 켜고 밤하늘을 비추면 별자리와 행성들 위치가 다 나와요. 와 정말 그때는….  대학을 다니는 내내, 기계로 어떻게 윤택한 삶을 만들지 생각만 하다가, 방향이 완전 달라진 거죠. 그때부터 아이폰 개발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스타워크 앱 화면

 

‘아 앱 안에서도 그런 경험을 창출할 수 있구나’ 고 생각하신 거네요.

네 그렇죠. 그래서 소프트웨어 쪽으로 완전히 전향한 거예요. 원래 같으면 로봇 쪽으로 박사까지 다 했어야 됐는데 여러 면에서 아이폰 앱 개발이 훨씬 매력적이었거든요. 하나의 완제품을 만들기 까지가 워낙 빠르니까. 반면 로봇은 3~4년 동안 손가락 두 개 만들고 그러거든요. 한 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빠르게 완성시킬 수 있다는 거. 그게 아이폰 개발의 제일 큰 매력이었던 것 같아요.

#생애 첫 프로그래밍은 캐릭터 만렙 만들기

어릴 때 혁준 님은 어떤 아이였어요?

항상 뭘 만드는 아이였던 것 같아요. 어릴 때 어머니가 레고를 정말 많이 사다 주셨거든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뭘 만들고 설계하는 걸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보통은 설명서도 보지만 결국 지겨워지면 만들고 싶은 걸 혼자 설계해 만들거든요. 그러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엔지니어링의 가장 초기 과정들을 진행한 꼴이 되었더라고요

 

여러분 레고를 사주세요. 개발자가 나옵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는 게임을 되게 좋아했어요. 싱글 게임을 많이 했었는데 게임 잡지에 나오는 게임들은 거의 다 했었어요. 일단.. 파이널 판타지나 크로노 트리거라던가. 지금 들으면 되게 오래된 고전 게임들이죠.

근데 그만큼 게임을 좋아하셨으면,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셨어요?

그쪽보다는 오히려 컴퓨터 모듈에 대한 게 더 많이 끌렸던 것 같아요. 컴퓨터 내부적인걸 설계하는 그런 것.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를 뜯어봤어요. (아 역시.. 레고로 다져진 설계 욕구가ㅎㅎ) 그렇죠. 뜯는 건 잘해요. 레고와 달리 다시 조립을 못해서 그렇지.

그럼 생애 처음 했던 프로그래밍은 뭐예요? 

생각해보니까 그것도 게임하다가 하게 됐네요. 게임 에디터라 그러죠. 약간의 해킹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원래 가진 게임 능력치가 50이다 그러면 그걸 250으로 만드는 거예요.

스타크래프트 show me the money 같은 건가요? (무식)

그건 개발자가 만들어 준 거고, 내가 직접 들어가서 코드를 고치는 걸 했어요. 어느 날 PC 잡지를 보는데, 딱 두 장으로 간략하게 이런 우회 방법이 있다 하고 적어놨더라고요. 그걸 보고 나서 이거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관련 책들 다 뒤져서 알아냈죠.

그래서 얼마나 올리셨어요?

일단 시작부터 만렙으로 시작했죠 (웃음)

# 1만 시간의 법칙보단 100개에 100시간씩

다른 취미는 있으세요?

저는 취미를 갖는 게 취미예요. (웃음) 새로운 취미 배우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냥 별생각 없이 좋아서 시작한 건데, 몇 년 전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하나의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걸 좀 다르게 생각했어요. 그 1만 시간을 100으로 나눠서 100가지에 100시간 씩을 들이면 어떨까? 재밌겠더라고요. 여러 관점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 버킷리스트를 만들었죠. 100가지 취미를 갖는 것.

네? 그럼 지금까지 몇 개정도 채우셨어요?

한 마흔 개 정도 됐더라고요. 작은 것들이라 어렵지는 않았어요. 요즘에는 또 회사에서 화초 기르는 걸 시작하게 되어가지고.

아 그분이셨군요. 저 사전 미팅하러 갔을 때 사다리 같은 게 있어서 궁금했는데, 회사에서 화초를 기르는 분이 계신다고 (웃음)

네 그게 바로 접니다…. ㅎㅎ 화초는 처음 길러보거든요. 창가 쪽에 기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실내다 보니까 빛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식물 생장용  LED를 달아서 키우려고 설치하고 있었어요. 약간 강제 생장 느낌?

그만 설명해액!!

 

화초 키워보시면서 어떤 게 좋으세요?

조용해서 좋은 것 같아요. 조용하게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거. 저도 해보기 전에는 몰랐는데. 노후 지내시는 분들 보면 화단 가꾸시는 분들 많잖아요. 왜 그런가 했었는데 직접 해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진짜로 힐링되는 느낌.

그래서 개발이 좀 안 풀리거나 잠깐 쉬고 싶을 때 가서 봐주곤 해요. 그래서 회사 내에서 할 수 있는 취미 중에 아주 괜찮은 취미인 것 같아요. 요즘 좀 우거지기 시작해서 걱정이긴 한데. 너무 잘 커서 심히 걱정이에요. (웃음)

그렇게 하나씩 경험해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시는군요.

네 그렇게 하면서 ‘화초 키우기’도 제 취미의 영역에 들어오게 되는 거니까요.

혁준짜응(이/가) ‘화초 키우기’ 스킬을 습득하셨습니다.

회사에서 하고 계시는 취미가 또 있으세요?

하나 더 있네요. 회사에서 칵테일파티를 열어요. 예전에 칵테일 만드는 걸 되게 좋아했어 가지고. 자격증까지 따고 이랬거든요.

와. 회사에서 칵테일파티라니. 그건 어떻게 진행하세요?

저희 회사에 스팟이라는 문화 제도가 있어요. 구성원들끼리 업무나 취미 같은 걸 함께 스터디하거나 같이 즐기는 시간을 가지는 걸 말하는데요. 비개발자들과 함께 SQL을 함께 배우는 스팟도 있고, 최근에 농구 스팟도 만들려고 하고 계시고, 동호회보다는 조금 더 가볍게, 말 그대로 스팟성으로 진행을 하는 거죠. 1~2 주 전에 공지를 올려서 참여할 멤버들을 모아서 당일 진행해요.

그럼 한 몇 분 정도 참여하세요?

한 열 분 정도는 참여하시는 것 같은데요?.

25명 멤버 중에 10명이면 꽤 많네요.

그렇죠. 칵테일 배울 때 가장 힘든 게 누군가는 먹어봐야 한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혼자 하기가 어려워요. 저는 2~3잔 정도만 먹어도 혀도 취하는 터라 그때부턴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함께 먹어줄 사람이 정말 필요해요.

그래서 바텐더를 직업으로 삼지 않는 한 지금 하고 있는 칵테일 스팟이 저한텐 재밌는 기회죠. 제가 열심히 만들어서 한 명씩 주면 품평도 하고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다들 즐거워하니 재밌어요.

칵테일 파티 스팟에 대한 열화와 같은 성원 (2명)

그럼 술이나 칵테일 맛에 되게 민감하시겠어요.

아 그건 또 아니에요. 자격증은 시험공부식으로 따는 거라. 결국 진리는 남이 만들어준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거. 칵테일도 사실 돈 주고 남이 만들어주는 칵테일이 제일 맛있습니다. (웃음)

그럼 그 외에 가장 특이한 자격증이 있나요?

아 비서 자격증 있다.

네? Pardon?

개깜놀

 

너무 안 어울리나요? 워드 프로세스 같은 자격증이 따기 쉬워서 그쪽부터 접근하다 보니 비서 자격증까지 갔던 건데. (웃음)

 

#하우투메리에 오기까지

하우투메리는 어떻게 오시게 됐어요?

이전 회사를 퇴사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단 건강문제, ‘닥터스톱’이 있었어요. 의사가 일을 쉬라고 권고하는 거죠. 허리가 되게 안 좋아졌었거든요. 지금은 운동으로 많이 회복하긴 했지만.

게다가 한번 넘어지고 나니까 나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내가 뭔가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데, 내 것이 아니었어요. 제가 개발자가 된 이유는 원하는 걸 가장 빠르게 만들 수 있고 원하는 방법으로 만들어 볼 수 있어서였는데. 거기서는 톱니바퀴가 된 느낌이더라고요. 기획팀에서 이래 저래 기획해서 푸시하면 처리해주고, 또 반복되고. 번역기라고 해야 할까? 분명 내 프로덕트를 가졌는데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거죠.

그래서 퇴사를 하셨군요.

네 그렇게 퇴사를 결심하고 원래는 다음 회사 리서치 기간을 되게 길게 가지려고 했었어요. 그러다 우연찮게 로켓펀치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어서 하우투메리 공고를 보게 되고, 블로그에 상돈 님이 써놓으신 글들이 읽었죠. 어떤 걸 추구하며, 어떤 사람을 원한다 이런 내용들이었는데. 그 내용을 보고 기존에 제가 봐왔던 대표들과는 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신선하기도 하고. 끝에 가서는 ‘이런 사람과 같이 일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매력적인 이 사람

그게 어떤 메세지들이었길래요?

구성원들이 직접 회사를 만들어간다, 작은 문화 하나부터 탑다운이 아니라 같이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되게 강했어요. 여기 가면 나를 톱니바퀴로 이용하지 않고 같이 제품을 결정하고 만들 수 있겠구나. 두 번째 든 생각은 여기라면 ‘합리적으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고요.

 

# 합리적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한 만족

합리적으로 일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 건가요?

여기 일하면서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상돈 님이 대표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 이유가 상돈 님은 모든 결정을 이미 다 내린 채로 지시를 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이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제안을 하시거든요. 의견을 묻고요. 그게 제가 여기 일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가장 큰 점 중 하나였던 거 같아요. 상돈 님부터가 의사결정을 내리고자 할 때 구성원들을 설득하면서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죠. 그래서 자기가 원하거나 필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할 때 모두가 그런 자세로 접근하는 것 같아요.

대표로서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은데 그렇군요.

어찌 보면 리스크가 큰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하지만 그런 문화가 잘 안착이 되어가고 있는터라 저 개인적으로는 이 회사에 만족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예요. 워라밸도 합리적이고.

합리적인 워라밸이라는 건 뭔가요?

예를 들어 ‘회사에서 시킨 일이 남았어. 일을 더 해야 해.’가 아닌 거예요. 회사에서 왜 바쁜지, 지금 왜 회사에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의 맥락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합리적인 밸런스를 직접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을 줘요. 내 시간을 빼서 일을 한다가 아니라 내 시간을 들여서 ‘내 일’을 한다는 전제 자체가 다른 거죠.

때문에 갑자기 급한 건이 생겼을 때도 그게 급하다는 걸 다 이해하고 알고 있기 때문에, 근무시간 외에 조금 더 일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거나 일이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내 일이니까.

 

 

# 견뎌내지 않아도 되는 곳

그런 경험들이 하우투메리에서 일하는 만족도를 높이는 거군요.

네. 그래서 이렇게 회사를 재밌게 다녀본 경험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여태껏 인생의 행복은 제 개인 스스로에서 찾았거든요. 내 개발 실력이 늘어나는 거나 처우가 좋아지는 걸 목표로 하거나.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애써 합리화를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렇게 합리적인 환경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몰랐으니까요. 여기는 다니는 것 자체가 재밌어요. 그래서 다 같이 잘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더 만족을 느끼는 것 같아요.

아니. 회사에 가는 게 즐겁다니 (충격)

그래도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는 건 힘든 일인데. (웃음) 그래도 회사에 도착해서 ‘오늘 하루도 견뎌내자’ 이런 느낌은 절대 아니에요.

 

# 스스로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싶다

그럼 혁준 님이 가장 행복을 느낄 때는 어떨 때예요?

스스로의 세계가 확장해 갈 때인 것 같아요. 새로운 기술들을 내 것으로 만들면서 느끼는 행복이 크거든요. 아마 지금까지 했던 얘기가 다 정리되는 걸 수도 있는데 100가지 취미 갖기나 자격증을 따는 게 다 같은 맥락에 있는 것 같아요. 안혁준이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들이 하나씩 늘어가고, 더 발전해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때. 그때 저는 행복한 것 같아요.

그럼 마지막으로 혁준 님의 개인적인 미션을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100살까지 산다고 쳤을 때 그즈음 자격증 100개를 가지는 게 꿈이에요. 그러면 나이당 하나씩을 따야 되는 거잖아요. 회사 생활하기 전까지 자격증은 한 개도 없었거든요. 그 후로 따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제가 공부는 못하는데 시험은 잘 보거든요.

그게 제일 좋은 거 아닌가요? ㅂㄷㅂㄷ

그래서 한창 열심히 땄어요. 이 정도 땄으면 몇 년은 괜찮겠다 하고 지내다 최근 세봤더니 32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올해 33이거든요. 벌써 한 개가 모자라는 거죠. 그래서 ‘내가 안일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반성했어요. 그래서 바로 다음 달에 자격증 시험을 몇 개 등록을 해놨거든요. 준비해야 할 게 쌓여있네요. 그게 저에게 닥친 당면과제? (웃음)

그럼 정말 이렇게 하다가 100살 될 때 100개를 딱 채우시겠어요. (장수기원)

그걸 꼭 정확하게 맞추겠다기보다 그런 목표를 세워두는 게 재밌더라고요. 새로운 것을 배워서 이걸 가지고 내가 무언가를 이뤄야지가 아니라

배우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결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재밌나 봐요.


다 드셨어요?

네. 엄청 배부르게 먹었네요. 진짜 맛있었습니다.

저도요. 오늘 개인적인 이야기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네.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오기 전에는 말할 게 그렇게 많을까 했는데 벌써 두 시간이 (웃음)

말하셨던 것처럼 저도 하나의 세계가 확장된 느낌이에요. 제가 어딜 가서 100가지 취미를 목표로 하는 사람을 알겠어요..ㅎㅎㅎ

별 것 아닌데 부끄럽네요. 기대하시는 만큼 꾸준히 노력해보겠습니다 (웃음)

다음에 또 이야기 들려주러 오세요.

네네 그럴게요. 예약하면 되는 거죠?

데이나 (외부 필진)
H모 스타트업 대표분과 차를 한 번 잘못 마시는 바람에 1인 식당인 하메식당을 매주 열고 있습니다. 음식과 사람을 제일 좋아합니다. 요리도, 글도 개인의 세월을 담아낼 만큼 맛있어지기를 바랍니다.